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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소개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 긍정적사고방식

<담양, 식영정에서 바라 본 광주호, 대략 해 질 무렵, 10월 24일 >

1. 얼마전 선양이 말하길, 넌 너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느냐, 라고 했다. 물론 있지, 어디 자기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겠어. 그러나 나는 목련이 떨어지 듯 제 몸하나 가누지 못하던 사춘기 이후로 나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고민한 것이 아니라 나는 이렇다고 결정한 후 그 결정에 후회하지 않도록 살기 위해 애쓴 듯하다. 선양은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재미에 빠져 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조금 부러웠다.
2. 소소한 이유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일은 여러면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첫째로 분량을 맞추는 일이 어렵고 둘째로 우주에서 빙글빙글 떠도는 무형의 나를 문장으로 고착시키는 일이 어렵다. 용도에 맞게 쓰는 것이나 주제를 고르는 일은 앞서 말한 어려움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르겠다. 용도에 맞게 쓰기 위해 분량을 맞춰야 하고 주제를 찾기 위해 무형의 나를 유형으로 고착시키는 것일지도. 사실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소개서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자꾸만 과거에 머물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나의 치졸한 과거로 이루어져있고, 앞서 말했듯 어느샌가 결정된 나의 모습에 맞춰서 만들어진 인물이기 때문에 남에게 순순히 내보일만한 진실한 나는 없다. 없는 것을 쓰자니 지어내야 하고 지어내자니 없는 것이 되니 자기소개서라는 문서의 생성이 모순 덩어리가 되고 만다. 솔직하고 진실하게 쓰려고 노력할수록 나는 거짓이 된다. 나는 원래 거짓이니까.
3. 사춘기의 끝은 아마도 내가 나를 결정한 순간이리라. 그게 언제 적이더라, 생각해보니 8년 쯤은 지난 듯하다. 너무 오래되었다. 지금쯤이 자기소개서를 새로 쓰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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