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되면 내가 쓴 글을 찢는다. 언제나 엉망인 내 글에 대해서, 그렇게 밖에 쓸 수 없는 나에 대해서 화가 났다. 글자보다 교정부호가 더 많은 노트를 한 장씩 뜯어내고 최대한 잘게 찢었다. 그마저도 수월하지 않았다. 내 손은 너무 거칠어서 찢고 버리는 것조차 거칠고 보잘 것 없다. 아무렴 어떠냐, 나는 단지 화풀이 할 대상을 찾고 있었을 뿐이다. 의미 없이 태어나 고작 화풀이의 대상이 되어 쓰레기통으로 사라지는 불쌍한 활자들, 그것들도 처음엔 무언가가 되기를 뜨겁게 바라고 있었다.
세절기를 사려고 했으나 그만두기로 했다. 찢는 것에도 손맛이 있더라. 별일 없이 찢고 또 찢는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다.
세절기를 사려고 했으나 그만두기로 했다. 찢는 것에도 손맛이 있더라. 별일 없이 찢고 또 찢는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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